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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블로그질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뭘 때려부수는 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돈다.
주차땜에 또 싸우나 하는 생각에
쌈 구경이나 해야겠다 하고 밖으로 나갔더니
발정난 도둑고양이의 기이한 울음소리뿐다.
잘못들었나 하는 생각에 다시 문을 듣고 들어오려는 찰나
역시나 그 소리가 들린다.
이건 뭔가를 발로 차서 때려부수는 소리다.
바로 앞집에서 나는 소리인듯 하나
집으로 가로막혀있어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자세히 들어보니
술취한 아저씨가 대문을 걷어차고 있는듯한데
아저씨의 말이 참 요상하다.
"너 당장 나와. 여기서 바람 피는거 다 알아. 당장 안나오면 햄머로 다 때려부셔버린다."
라는 소리와 함께 박자에 맞추어 발길질을 하고 있다.
진짜로 부인이 안에 있는지 혹은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는지 알 길이 없으나
만약 진짜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나오라는 놈들은 나오지 않고
취객의 주정인가 생각하여
들어갈놈은 들어가야겠다라고 생각을 하며 아직은 싸늘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데
뒷집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한마디 한다.
"아저씨 거 조용히 좀 합시다. 지금 시간이 몇시예요?"
취객은 한참을 궁시렁 거리더니
"죄송합니다. 제 마누라가 바람이 나서 이 안에 있는거 같은데 나오지를 않네요. 죄송합니다."
생각과는 달리 공손한 사과를 하니 뒷집 아저씨는 기가 살아 한 마디 더한다.
"아니 그래도 그렇죠. 지금 시간이 몇시예요. 다음에 오세요"
여전히 공손한 취객의 대답
"죄송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끝을 봐야겠습니다. 좀 이해해주세요. 제 마누라가 바람이 났다구요"
더욱더 기가 산 뒷집 아저씨
"그건 아저씨 사정이고 동네 사람도 생각해주셔야죠."
결국 취객은 폭발했다. 덩달아 나도 폭발했다.
"야 이 ㅅㅂ 너 나와. 니가 내 마누라랑 바람 피는거 아니냐? 나와 ㅅㅂㄴㅁ"
뒷집 아저씨 흠칫 놀라다가 내가 보고 있다는걸 눈치 채고는 물러서지 않는다.
"ㅅㅂ? 어따보고 욕이야. 술을 처먹었으면 곱게 집에나 갈것이지 ㅅㅂㄴㅁ !"
이 사람들은 욕을 ㅅㅂ 밖에 모르나보다.
그래놓고 창문을 꽝 하고 닫아버린다.
나는 곧바로 벌어질 육탄전을 생각하며 잔뜩 긴장한채로 서 있는데 뒷집 아저씨는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
기다리던 취객은 욕을 한바가지 하고
아쉬운듯 발로 몇 번을 더 찬뒤에
그냥 가버린 모양이다.
또 다시 적막한 동네분위기.
봄이 오는건지 마는건지 괜히 나만 추운 바람에 떨었다.
이래서 난 봄이 싫다.
잠이나 자야겠다.
야밤의 뻘글 끝...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지금 내가 웃는걸로 보이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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