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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개구리 잡담

혼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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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코엑스에서 열렸던 도서전시회에서 찍은 사진 몇장입니다.
사람도 없는 한 구석에서 전시되고 있었던것인데요.
생각보다 너무나 세세한 디테일에 무거운 카메라를 바로 꺼내게 만들었죠.
워낙 작은 부스, 적은 수의 인형(?)이라 조금 아쉬웠지만,
제작자의 많은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럼 재미 없는 설명과 함께 잠깐 감상해 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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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삼거리 홍판서 막내아들과 윗골 김진사댁 셋째 따님의 혼례식날입니다.
지체 높고 존경받는 홍판서 가문과 덕망 있고 사려 깊은 김진사 가문이 만났으니 이것 참 동네 경사로군요.
두 가문 모두 손가락질 하는 사람 없고, 어딜 가나 칭찬이 자자 하니 요즘 세상에 이런 양반 없습니다 그려..

일손 놓고 오지 말라는 김진사댁 마님의 엄명에도 불구하고,
동네 아낙들은 새벽부터 하나 둘 짝을 지어 김진사댁으로 몰려가
누가 하나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손을 거들고 있네요.
자.. 저희도 어디 한 번 구경이나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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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낙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배추 겉절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는 땅도 좋고, 비도 좋고, 날씨도 좋아 배추가 단단하고 정말 두툼합니다.
아낙들의 구수한 손맛과 아삭아삭하고 달콤한 배추에 매콤 달콤 양념이 더해지니,
이것 참 구경만 하고 있는 제 입에도 그냥 군침이 도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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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전 박씨가 특별히 주문해온 도미로 만든 삼색 도미찜.
가을이면 모두가 맛 보고 김대감네  선산의 대봉감.
마님의 엄명으로 마당쇠 먹쇠가 멀리 대구까지 내려가 고르고 골라서 사온 햇부사.
햅쌀로 만든 흰절편 쑥절편에, 김 폴폴 나는 시루떡.
사위가 와도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양계장 박씨네 씨알 굵은 씨암탉.
김진사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특별한 비법으로 만든 시원한 동치미.
그리고 한양에 계신 나랏님께 매년 300말씩 바친다는 양조가 천씨네의 감칠맛 나는 탁주....
자.. 이제 음식 준비가 슬슬 다 된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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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앞마당까지 음식이 모두 준비가 된 듯합니다.
이제서야 손님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기 시작하네요.
철 없는 동네 꼬마들은 저 맛난 음식 언제 먹을수나 있는지
어느새 한 켠에 쭈그려 앉아 어른들 눈치만 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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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서는 신랑이 보내온 신부옷감·이불·솜·명주·광목·패물 들을 동네 아낙들이 정리중입니다.
비단이불을 부럽게 쳐다보는 저 아낙네 옛 생각이 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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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는 얼추 준비가 되었고, 이제 동네 어르신들을 모실 안쪽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덥지도 서늘하지도 않은 가을의 한자락.. 날도 참 선택을 잘 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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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을 위한 상차림도 비슷하긴 합니다만,
탁주대신 쌀이 동동 떠 있는 동동주가 
철이 너무 일러 익지 않은 감으로 힘들게 만든 곶감 한 접중 몇 개.
입에서 살살 녹는 반년된 송아지로 만든 소고기 산적...
역시 어르신들을 위한 상차림이라 그런지 더욱 더 푸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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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과 신부가 서로 처음 만나게 될 곳입니다.
합근례를 할 술이 준비 되어 있고, 수탉과 암탉도 준비되어 있네요.



어이쿠 구경만 하다보니 시간이 벌써 !
나무 기러기를 든 기럭아비가 벌써 신부집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제야 혼례식이 제대로 시작 되는군요.
자 이제 우리도 구경하러 가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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