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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스팀보이 (スチ-ムボ-イ: Steamboy,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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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낮기온이 30도라면 내방은 34도쯤 된다.

그만큼 내방은 덥다. 게다가 4-5시부터 해질때까지 햇살이 곧바로 내방으로 들어온다. 그때부턴 점점 미치기 시작한다. 당신들은 모를것이다. 일몰직전의 해가 얼마나 뜨거운지.. 죽기직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나에게, 또 내방에게 분출하는듯한 느낌이다. 그나마 며칠전까지는 참을수 있었지만, 비가 온 후 갑자기 더워진 날씨는 나를 집밖으로 내몰았다.

우선 나가면 뭘 할까.. 은행이나 갈까? 쇼핑이나 할까? 친구네나 갈까? 하지만 은행은 문을 닫았고 쇼핑할 돈은 없으며, 친구는 더더욱 없다. 그래.. 영화나 보러가자.. 하지만 볼것이 없는걸.. 그래도 가자.. 더우니깐.....

마침 용산 CGV 에서 물건을 찾아냈다. 바로 스팀보이. 이번주 개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지도 때문인지, 혹은 수입사의 능력인지 용산,강변 CGV 와 그밖에 지방 극장 2관에서만 제한상영중이다. 예매를 하고 바로 입장. 그런데 방학이라 애들천지다. 마치 우리집 화분에 있는 개미떼들 같다. 영화가 시작되어도 자리에 앉지않고, 뭐가 그렇게 물어볼게 많고, 화장실 가고 싶은게 많고, 먹고 싶은게 많은것이냐..

다행이다. 이 애니매이션은 애들용이 아니다. '과연 과학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가' 라는 명제의 답 혹은 설명일뿐이다. 보던 애들도 지루했는지 나가자고 보채는 아이도 많았고, 게다가 애들 데려온 엄마들은 코를 골며 자기도 했다. 다행이다. 영화 중반부정도 되니깐 조용하다. 다들 자는듯 싶다. 대신 내 뒷자리에 앉은 할머니의 간헐적인 잠꼬대와 몸부림이 좀 있었지만..

확실히 지루하긴 지루한 애니였다. 그래도 나는 이런 식의 소재가 좋다. 산업혁명 전후의 말도 안되는 과학이야기. 젠틀맨리그 같은 소재.. 하지만 엄청난 스케일과 웅장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막판 클라이막스 부분만 보면 그 앞의 지루함은 그대로 사라질뿐이다.

하여튼 집보다는 영화관에서 봐야할만한 영화인듯 싶다...

오랫만에 3D가 아닌 셀 애니메이션을 보고난 느낌은...

매일 이뿐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 먹다가, 뒷골목 허름한 중국집에서 간짜장을 먹은 느낌이랄까??


8월 5일 용산 CGV 8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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