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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케이브 (The Cav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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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사장님께 샤바샤바 한 관계로 집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가족들도 다 나가고 너무나 무료하길래,
집 근처에 있는 용산 CGV를 가게 되었죠.
'트랜스포터' 는 친구가 같이 보구 싶다고 하길래 그냥 냅두고,
이리저리 견주어보다가 '케이브'를 보기로 했습니다.
이것저것 결제하고 자리도 좋은곳으로 확보, 영화관 입장..
그런데 제 뒷부분 사람들에게서 강력한 포스가 느껴지더군요.
한 8명정도 되는 사람들이었는데 다들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더군요.
각자 팝콘 하나에 사이다, 콜라를 들고 먹지는 않고 던지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뭐 아직 시작전이니 그럴수도 있겠다 하고 참고 있었습니다.
장동건이 나와서 영화볼땐 조용히 합시다, 핸폰은 끕시다. 이렇게 외쳐대도,
'와. 장동건 진짜 간지(-_-) 나네..'
'역시 남자라면 저정도는 생겨줘야지..'
다들 한마디씩 거드는데, 제발 집중좀 허자....
슬슬 제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짜증이 나는지 뒤 돌아보고 그러지만,
그 '포스'가 워낙 강력하여 암말도 못하더군요..
저 역시 가만히 있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드디어 영화 시작...
역시나 예상했던 만큼 영화는 재밌었구, 한참을 긴장속에 보고 있는데,
놀라는 장면 나올때마다 뒤에 사람이 자꾸 제 의자를 발로 치면서
'아우 깜짝놀랐네. 짱나' 소리를 치는게 아니겠습니까?
다른 관객들도 그 소리에 놀라서 쳐다보다가 그 '포스' 에 눌려 암말도 못하고 그냥 꾹 참고 보더군요.
저도 그냥 여기까지는 참았습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려대는것입니다. 'SS501' 노래... (ㅠ.ㅠ)
아니 아까 그 간지난다던 장동건이 나와서 그렇게 핸드폰을 끄라고 했건만...
그런데 통화내용이 더 가관입니다.
'할머니? 왠일이야? 나 영화봐. 어. 어. 어. 이따 저녁먹구 9시쯤에 갈께. 알았어. 끊어. 끊으라구. 끊어 !'
도저히 참다 못한 옆의 아주머니께서 한말씀 하시더군요.
'거기 좀 조용히 좀 봅시다. 핸드폰도 좀 끄구요.'
그러나 아쉽게도 괴물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가 않았나 봅니다.
한번 째려보더니 전화를 끊더군요.
저도 더 이상 참을수가 없습니다. 영화를 봐도 저 사람들 때문에 눈에 안들어오고...
대충 시간을 보니 영화가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
'좋아. 영화 끝나고 보자.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하며 무슨말을 할지 머리속으로 생각을 해놓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영화는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제 주위에 있던 사람들 다들 그 공공의 적들에게 한번씩 눈을 째리지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휴우.. 역시 남한테 안 좋은 소리는 다들 잘 못하는구나. 내가 그 벽을 깨주마. 이 좌식들...'
하면서 뒤를 돌아보며 한 소리 했습니다.
'야 ! 니네 왜그렇게 시끄럽게 영화를 봐 !'
'아저씬 누구세요? 신경 끄세요.'
'이것들이 말하는 거 하고는 니네 어디서 왔어 ? !'
'아저씨가 왜 상관이냐구요..?'
'이것들이 진짜. 니네 몇살이야 도대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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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인데요. 오늘 학교 안가서 동생들이랑 영화보러 왔어염.'
'어.. 그러니.. 재밌게 봤나 모르겠구나. 집에 잘 들어가렴.. (-_-)'

뭐 제가 진짜로 소리를 지른건 아니구요.
개념이 없었긴 하지만 워낙 나이가 어려보여서 암말도 못했습니다.
대신 나올때 무섭게 한번 째려보긴 했죠.
아무래도 다른 관객들도 저 같은 마음이었나봐요.
보호자로 보이시는 여자분도 계셨는데 영화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애들 관리도 안하시고...
정말 기분좋게 보러간 영화였는데 정말 기분 잡치고 온 하루였습니다.



P.S 영화는 매우 만족이었습니다.
저런 극악의 상황에서도 다음 장면이, 스토리가, 씬이 궁금해지는 영화는 흔치 않죠.
마지막 결말도 꽤나 마음에 들었구요.
'미믹' 같은 괴 생명체 영화를 좋아하시는분들은 필감상 하시기 바랍니당 ~
 
2005년 10월 22일 용산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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