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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개구리 잡담

이야기가 있는 사진.. 길상사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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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가깝던 사람에게 큰 실망을 하여


근심이 하루라도 떠나지 않는 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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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랬듯이 머리를 식히고자


아는 스님의 거처를 찾아가기로 하고 아무런 계획없이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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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째 눈도 비도 안온 건조한 겨울인지라


안그래도 적막한 자그마한 산사는


예전보다 더욱 더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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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출타중인지 자리를 비웠고 그자리를 대신한것은 건조한 한 줌의 햇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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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뜸쯤 지나니 멀리서 장작을 머리에 이고 오는 스님을 맞이 할 수 있었으나


반가운 마음도 잠시,


아쉽게도 스님은 무언수행중이신지라 아무런 말도 나눌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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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나물로만 이루어진 심심한 찬과 함께 식사를 하고나니,


해는 뉘역뉘역 힘들게 산을 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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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매서운 바람과 쨍하고 맑은 하늘이 바로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세에서 가지고 온 온갖 잡생각과  걱정으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이 근심들을 털어낼수만 있다면...


나는 근심을 털어내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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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 모습을 본 스님은 조용히 한지와 먹을 가지고와 나와 필답을 나눌 준비를 했다.


말을 하고 싶어 찾아왔으나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말을 글로 쓰려니 가슴이 답답했다.


- 어인일로 이 누추한 곳을 방문하셨습니까?


이상하게 누추 라는 단어를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 그냥 심히 괴로운 마음에 잠깐 와보았습니다. 스님은 여전하시군요..


내가 쓴 말이지만 여전하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한참 생각해보았다.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었지만 도저히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단지 사람과 말을 하고 싶을뿐이었다.


- 내일 아침 일찍 찬을 준비해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만 정리하시고 내려가시지요. 이 곳은 겨울엔 오래 묵을곳이 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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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금이라도 더 필답을 나누고 싶었지만 스님의 한줄에 그만 붓을 내려놓고 말았다.


- 결자해지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묶은 실타래는 자신이 풀어야 하는 법입니다. 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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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이미 스님의 잠자리는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밖을 둘러봐도 스님은 이미 멀리 출타를 나간듯 하다.


스님께서 차려놓은 음식을 적당히 취한뒤에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아무일 없었다는것처럼 산사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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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매서운 바람이 부는 중간중간


콧등을 조금씩 간지럽히는 따뜻한 햇살과 바람이


봄이 머지 않았음을 알려주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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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길상사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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