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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야수 (Running Wild,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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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라는 예상치 못한 거대한 복병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비운의 걸작. 만약 '왕의 남자'가 없었다면 상반기 한국영화중 단연 톱이 되어있었을듯..

신인감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정도의 내공을 보여주고 있으며, 감정과다 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점으로 그 단점을 아주 절묘하게 덮어버린다.

아직은 조금 부족한듯한 권상우의 발음과 유지태의 발성이 약간의 불안감을 유발시키기도 하지만, 그들의 전작들과 비교하면 정말 크나큰 노력을 한 점이 눈에 확 들어오고, 그들의 연기도 또한 군더더기 잡을 곳 없이 매우 훌륭하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발견은 '유강진'역을 맡은 '손병호'. 앞에서는 온화한 아버지, 뒤에서는 무지막지한 조폭두목. 이런 복잡한 내면의 연기를 그가 아니면 누가 맡으리. 원래는 '유강진'역에 '유동근'을 내정했지만, 감독이 '손병호'를 보고난 후 '유동근'에게 백배사죄하며 돌려보냈다고 하니 감독의 안목은 뭐가 다르긴 다른듯 하다.

'왕의 남자' 때문에 스크린에서 일찍 내려가야만 하는 수모를 겪을뻔 했으나, '태풍' 보다 괜찮다는 소문이 야금야금 관객사이에서 퍼지고 있고, 중년남정네들의 발걸음이 심상치 않고, 특히나 메가박스에서는 팝콘세트를 사면 '야수' 티켓을 주는 어의없는 이벤트등 후반 마케팅에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다고 하니, 그 뒷심을 한번 두고봐야 할듯하다.

잔인한 장면도 없고, 야한 장면도 없지만 이 영화가 18세이상 관람가인 이유가 뭘까? 가끔 왜 이 나라가 이렇게 돌아갈까 하는 의문을 가질만큼의 성인이라면 이 영화가 왜 18세이상일지 이해가 갈듯. 자라나는 청소년에겐 이 나라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거 아니겠어?

솔직히 나도 주인공 두사람의 삶보단, '유강진'의 삶이 더 땡긴다.


1월 18일 용산 CGV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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